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D-36일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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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 D-36일의 경고

2026 4 3 ()  - 규제의 귀환과 시장 재편의 서막

지금 부동산 시장은 조용하지 않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1.43% 상승했다는 긍정적인 수치가 나오고 있지만, 시장 안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는 5 9, 2022년부터 4년간 유지돼 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마침내 종료됩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불과 36일 남은 시점입니다. 이것이 이번 칼럼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입니다.

먼저 왜 양도세 중과 유예가 도입되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2022년 당시 정부는 급등하는 집값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잠김 현상'이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판단 아래, 중과세 부담을 한시적으로 없애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정책을 선택했습니다. 기본세율(6~45%)만 적용하고, 2주택자에게 20%포인트, 3주택 이상에게는 30%포인트를 추가하는 중과세율을 4년간 유예한 것입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허용하면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대폭 낮춰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올해 2 12,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합동 브리핑을 통해 유예 종료를 공식화했습니다. 정책의 신뢰성 확보와 세제 정상화를 이유로 들었으며, 추가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5 10일 이후 잔금이 넘어가거나 등기가 이전되는 다주택 양도 건부터 즉시 중과가 재적용됩니다. 15년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내 시가 20억 원짜리 아파트를 2주택자가 판다면, 유예 기간 중에는 약 2 5천만 원이던 양도세가 중과 부활 이후에는 약 5 8천만 원으로 약 3억 원 넘게 불어납니다.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최대 6 8천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고, 지방소득세까지 합산하면 실효세율이 82.5%에 달하는 구간도 생깁니다. 문자 그대로 '세금 폭탄'입니다.

 이에 따라 4월 들어 강남, 서초, 송파, 용산 등 핵심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다주택자들의 막차 매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5 9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사실이 금융거래 내역으로 증빙되면, 강남 4구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 그 외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이내에 잔금과 등기를 완료하면 중과를 적용받지 않는 보완 조치가 있습니다. 이 창구를 이용하려는 매도 수요가 단기간에 몰리면서 선도 단지 위주로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고, 이것이 강남권 고가 단지 하락 전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KB부동산 통계에서 선도 아파트 지수가 –0.73% 하락한 것은 이를 방증합니다.

 반면 전세 시장은 완전히 다른 온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25.4 14개월 연속 상승 전망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매매 진입 문턱이 높아진 실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에 머물고 있고, 신규 입주 물량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서 전세 매물마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노원구는 한 달 새 전월세 물건이 40% 이상 감소했고, 도봉구와 강북구도 30% 이상 빠졌습니다. 공급이 줄어든 만큼 전세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5 10일 이후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교차합니다. 첫 번째는 5월 이전 급매물 소화 이후 매물 잠김이 심화되는 시나리오입니다. 중과 부담이 현실화되면 팔 이유가 없어진 다주택자들이 보유 전략으로 돌아서면서 오히려 매물이 사라지고, 이것이 다시 가격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역설적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일부 장기 보유 다주택자들이 증여나 분할 양도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시장이 일시적 혼조 국면에 빠지는 시나리오입니다.

하반기를 염두에 두면 공급 절벽이라는 더 큰 변수가 있습니다. 2026년 수도권 신규 입주 물량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감소한 11 1,700호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부터 인허가와 착공이 급감했던 시차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것입니다. 공급이 줄면 전세가격이 오르고,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 하방 압력을 막아주는 것이 부동산 시장의 오래된 공식입니다.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상승률이 9.16%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 역시 놓쳐선 안 됩니다. 서울은 18.67% 상승해 사실상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현실화율을 4년째 동결한 상황에서 공시가격이 오른 것은 정책 효과가 아니라 2025년 시세 상승의 직접적인 반영입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절세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다주택 보유자라면 지금 이 순간이 사실상 마지막 합법적 절세 창구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강남 4구는 5 9일 이전 계약 체결이 필수이며, 계약금 지급 증빙(금융거래내역, 계약서)을 철저히 남겨야 합니다. 실거주 의무와 주택담보대출 전입신고 의무에도 변화가 있으니 조정대상지역 여부, 잔금 일정,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을 반드시 사전에 점검해야 합니다.

 실수요자 관점에서는 5월 이후 급매물이 소화되고 나면 서울 핵심지 중저가 매물의 선택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처럼 선도 단지 약세와 중저가 추격 상승이 교차하는 시기가 오히려 입지 좋은 물건을 비교적 합리적 가격에 탐색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다만 LTV 강화와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 적용(3.0%) 등 대출 규제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 '살 수 있는 집'보다 '감당할 수 있는 집'이 실질적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투자자 시각에서는 '3R 전략', Reduce(축소), Relocate(이동), Rebuild(재구축)의 관점이 유효합니다. 세 부담이 높아지는 다주택 포트폴리오를 줄이고, 강남·용산·여의도 등 월세 수요가 탄탄한 오피스텔 중심의 수익형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방향이 현 국면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부동산감독원(가칭) 설립과 실거래가 증빙 의무화 등 감시 체계가 강화되는 만큼 '묻지마 투자'보다 정교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시계는 항상 정책 시계와 같이 돌아갑니다. 5 9일이라는 날짜는 단순히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날이 아닙니다. 지난 4년간의 유예가 끝나고 본래의 규칙으로 돌아가는 날, 다시 말해 투기와 실수요의 경계를 다시 세우려는 정부의 시도가 본격화되는 분기점입니다. 시장은 항상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냅니다. 정책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자산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며,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에게 이 변화는 위기가 아닌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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